아이폰과 갤럭시, 화면을 키우고 쓰임을 넓히다
비 내리는 광화문에서 사람들은 아이폰 4 개통을 기다렸고 갤럭시 S는 먼저 매장에 나와 있었다. 서로 다른 편리함을 내놓으며 스마트폰을 바꾼 두 라이벌의 이야기다.
2010년 9월 10일, 비 내리는 서울 광화문에 사람들이 모였다. 이데일리에 따르면 이날 아침 KT 올레스퀘어 앞에서는 아이폰 4 개통을 기다리는 줄이 이어졌다. 새 전화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시대를 맞는다는 기대도 있었다.
갤럭시 S는 그해 여름부터 매장에서 팔리고 있었다. 이제 소비자는 삼성과 애플의 대표 스마트폰을 놓고 고민했다. 화면은 어느 쪽이 나은지, 앱은 얼마나 많은지, 배터리를 바꿀 수 있는지 따졌다. 지금은 익숙하지만 당시에는 새롭게 마주한 선택이었다.

Taylor Shomaker · Wikimedia Commons · Public domain · Taylor Shomaker · Public domain
2009년 아이폰 상륙, 옴니아 대신 안드로이드
KT는 2009년 11월 28일 아이폰 3G와 3GS를 국내에 정식으로 내놓았다. 오래 기다리던 아이폰을 통신사 매장에서 살 수 있게 된 날이었다. 이때 시작된 변화가 이듬해 아이폰 4와 갤럭시 S의 경쟁으로 이어졌다.
삼성은 이미 옴니아를 팔고 있었지만 갤럭시 S에서는 다른 길을 택했다. 윈도 모바일을 쓰던 옴니아와 달리 구글의 안드로이드를 골랐다. 기기 자체를 잘 만드는 데 더해 어떤 앱과 서비스를 제공할지도 중요해졌다.
2010년 삼성은 갤럭시 S를 내놓으며 아이폰과 오래 겨룰 제품군을 갖췄다. 한국 시장을 흔들기 시작한 아이폰 앞에 갤럭시가 등장하면서 오늘날 익숙한 두 회사의 경쟁이 본격화했다.
갤럭시 S 발표에 함께 선 세 회사
2010년 6월 8일 갤럭시 S 국내 공개 행사에는 삼성전자 신종균 사장과 SK텔레콤 하성민 사장, 구글의 앤디 루빈이 나란히 섰다. 기기를 만드는 회사와 판매하는 통신사, 운영체제를 만드는 회사가 한자리에 모였다.
KT가 들여온 아이폰에 맞서 삼성은 기기를, SK텔레콤은 판매망과 서비스를, 구글은 안드로이드를 보탰다. 한국에서 갤럭시는 안드로이드폰을 대표하는 익숙한 이름이 되어갔다. 회사들은 기기 판매뿐 아니라 그 뒤에 이어질 서비스와 고객 확보까지 놓고 경쟁했다.
매장에 먼저 도착한 쪽은 갤럭시였다. 6월 24일 SK텔레콤에 공급을 시작한 갤럭시 S는 전국으로 판매를 넓혔다. 기다리던 아이폰 4의 국내 개통은 그 뒤인 9월 10일에 시작됐다.
넓은 화면과 촘촘한 화면 사이
갤럭시 S의 4인치 슈퍼 AMOLED는 넓은 화면과 선명한 색을 내세웠다. 아이폰 4는 3.5인치 레티나 화면에 글자와 이미지를 촘촘하게 보여줬다. 해상도는 960×640, 화면 밀도는 326ppi였다. 화면 밀도는 일정한 길이 안에 화소가 얼마나 들어가는지를 뜻한다.
동영상을 크게 보는 사람과 작은 글자를 또렷하게 읽는 사람은 화면을 고르는 기준도 달랐다. 크기와 촘촘함 가운데 어느 하나만으로 더 좋은 화면을 정하기는 어려웠다.
국내판 갤럭시 S는 DMB로 TV를 볼 수 있었고 배터리도 갈아 끼울 수 있었다. 아이폰 4에는 DMB가 없었으며 배터리는 안에 고정돼 있었다. 익숙한 기능을 계속 쓸 수 있는지는 당시 구매를 결정하는 중요한 차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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앱을 더하면 할 일도 늘어났다
애플은 아이폰 4 발표 때 앱스토어에 앱이 22만 5,000개 이상 있다고 밝혔다. 아이폰을 산 사람은 앱을 추가하며 전화기의 쓰임을 늘렸다. 쓸 만한 앱이 많아지면 구매자가 늘고 사용자가 많아지면 개발자도 앱을 만들 이유가 커졌다.
삼성은 갤럭시 S 국내 발표에서 안드로이드 마켓과 삼성앱스, T스토어를 함께 소개했다. 다음 지도 로드뷰와 교보문고 전자책도 내세웠다. 안드로이드폰에 한국 이용자가 바로 쓸 만한 서비스를 채워 넣으려 했다.
이용자들의 평가도 갈렸다. 한국경제가 2010년 12월 전한 녹색소비자연대 조사에서 아이폰은 앱 만족도가, 갤럭시 S는 배터리와 A/S 평가가 상대적으로 좋았다. 19~40세 이용자 1,0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였다. 새로운 일을 할 수 있는지와 쓰면서 불편이 적은지를 소비자들이 함께 따지고 있었다.
옴니아 보상 논란과 아이폰 4 안테나 문제
삼성에는 옴니아에 실망한 이용자의 마음을 돌려야 하는 숙제도 있었다. 2011년 MBC는 삼성의 지정 신형 기기로 바꾸면 20만 원을 지원하는 보상안을 보도했다. 다시 삼성 제품을 사야 한다는 조건에 반발하는 목소리도 함께 전했다. 갤럭시 S가 좋아졌다고 이전의 불만까지 사라지지는 않았다.
아이폰 4도 출시 직후 안테나 수신 문제를 겪었다. 애플은 2010년 7월 공개 편지에서 특정 방식으로 잡으면 수신 막대가 크게 줄어든다는 보고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신호 세기를 표시하는 계산식에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 설명을 실제 수신 문제까지 모두 해결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일 수는 없다.
아이폰이 앱과 사용법에서 먼저 기준을 세웠기에 삼성은 뒤쫓는 회사로 보이기 쉬웠다. 하지만 두 회사 모두 새 기능을 선보인 뒤 이용자가 실제로 겪는 문제를 풀어야 했다. 앞서 있다고 완벽한 제품을 만드는 것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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갤럭시 노트가 넓힌 화면의 쓰임
삼성은 2011년 갤럭시 노트에 5.3인치 화면과 S펜을 넣었다. 화면을 넓히고 그 위에 직접 글을 쓰게 하면서 스마트폰의 다른 쓰임을 제안했다. 아이폰과 더 닮아지는 것 말고도 경쟁할 방법이 있었다.
노트는 주머니에 넣기 편한 크기보다 꺼내서 작업하기 좋은 크기를 택했다. 글을 읽고 그림을 보며 메모할 공간이 넓어졌다. 상대가 정한 기준을 따라가던 삼성이 자신만의 기준을 내놓기 시작한 셈이다.
2014년에는 애플도 4.7인치 아이폰 6와 5.5인치 6 Plus를 내놓았다. 삼성 때문에 키웠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큰 갤럭시에 이어 아이폰도 커졌다. 두 회사는 이제 큰 화면을 어떻게 편리하게 쓰게 할지까지 겨루게 됐다.
손가락과 얼굴로 쓰는 아이폰
애플은 기기 안쪽과 사용 동작을 바꿨다. 2013년 아이폰 5s에는 64비트 A7 칩과 지문인식 기능인 Touch ID가 들어갔다. 홈 버튼에 손가락을 올려 잠금을 풀거나 구매를 인증했다. 기기와 운영체제, 본인 확인 절차를 함께 설계한 결과였다.
2017년 아이폰 X는 Face ID로 얼굴을 읽었다. TrueDepth 시스템이 얼굴의 깊이 정보를 알아내 잠금 해제와 결제, 앱 인증에 썼다. 단순히 얼굴 사진을 비교하는 방식과는 달랐다. 이용자의 동작을 줄이려면 기기 안에서는 더 많은 기능이 함께 움직여야 했다.
삼성이 새로운 화면 모양으로 변화를 보여줬다면 애플은 칩과 소프트웨어를 함께 바꿔 일상의 동작을 줄였다. 매일 수십 번 쓸 때 느끼는 편리함이었다. 눈에 띄는 방식이 다른 만큼 어느 변화가 더 반가운지도 사람마다 달랐다.
갤럭시 폴드의 출시 연기와 화면 보강
2019년 갤럭시 폴드에서 삼성은 큰 화면과 휴대성을 함께 잡으려 했다. 경첩을 이용해 펼쳤을 때는 넓게 쓰고 접었을 때는 들고 다니게 만들었다. 아이폰을 얼마나 따라잡았는지만으로 평가하기 어려운 시도였다.
첫 판매를 앞두고 삼성은 출시를 미뤘다. 7월에는 화면 보호층을 테두리 너머까지 늘리고 경첩 주변에 보호캡을 넣는 개선안을 공개했다. 화면 아래 금속층을 보강하고 틈도 줄였다. 접히는 화면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매일 쓰는 동안 버티게 해야 했다.
폴드의 새로운 모양 뒤에는 초기 문제를 고치는 과정도 있었다. 남보다 먼저 다른 형태의 제품을 내놓는 회사는 그만큼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사용자가 기대하는 완성도까지 갖춰야 비로소 일상에서 쓸 만한 물건이 된다.
Sandro Scharf · Wikimedia Commons · CC BY-SA 4.0 · Sandro Scharf · CC BY-SA 4.0
새 기능과 오래 쓸 수 있다는 약속
2024년 갤럭시 S24는 통화 통역과 노트 요약, AI를 이용한 사진 편집을 내세웠다. 구글과 협력한 서클 투 서치는 화면 속 대상을 동그라미로 표시하면 검색하는 기능이었다. 첫 갤럭시 S 때처럼 구글도 새로운 사용법을 만드는 데 함께했다.
삼성은 같은 자리에서 7세대에 걸친 운영체제 업그레이드와 7년 보안 업데이트를 약속했다. 앞으로 지켜야 할 약속이지만 경쟁의 변화는 드러났다. 새 기능의 매력과 함께 이미 산 폰을 얼마나 오래 믿고 쓸 수 있는지도 중요해졌다.
초기 갤럭시가 아이폰의 앱과 사용법을 따라가는 듯했다면 이제는 새로운 쓰임을 먼저 제안하려 했다. 이런 제품에서 삼성의 변화가 더 크게 느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기능에서 늘 앞선다는 뜻은 아니다.
함께 쓰던 기기를 떠나기 어려운 이유
애플은 여러 기기를 함께 쓸 때의 편리함을 키웠다. 2014년 iOS 8의 Handoff는 한 기기에서 하던 일을 다른 기기로 옮겨 계속하게 했다. iCloud Drive와 기기 사이의 연결 기능도 같은 방향으로 발전했다.
이런 연결에 익숙해지면 새 휴대폰을 고를 때 따질 것이 늘어난다. 하던 일을 그대로 이어갈 수 있는지, 손에 익은 동작이 통하는지도 살피게 된다. 여러 기기를 묶어 쓰는 편리함이 작은 생활 습관으로 쌓인다고 볼 수 있다.
함께 쓰기 편한 만큼 다른 기기 조합으로 옮길 때는 손이 더 갈 수도 있다. 애플은 새 제품을 내놓으면서 기존 이용자가 계속 편하게 쓰도록 다듬었다. 오래 이어진 강점에는 이런 익숙함도 있었다.
비싼 폰의 판매와 전체 출하량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2024년 세계 프리미엄 스마트폰 판매에서 애플은 67%, 삼성은 18%를 차지했다. 도매 기준 평균 판매 가격이 600달러 이상인 제품을 묶은 수치다. 비싼 스마트폰을 사는 시장에서는 아이폰의 힘이 특히 컸다.
IDC의 2026년 2분기 세계 전체 스마트폰 출하량에서는 삼성 22.7%, 애플 20.2%였다. 앞의 수치는 2024년 특정 가격대의 판매이고 뒤의 수치는 2026년 한 분기 전체 출하량이다. 이를 이어 붙여 순위가 뒤집혔다고 말할 수는 없다. 아이폰이 모든 시장에서 압도적인 수량 우위를 누려왔다는 이야기는 너무 단순하다.
광화문에서 두 폰을 고르던 때부터 좋은 스마트폰의 기준은 계속 바뀌었다. 삼성은 화면 크기와 모양을 바꿨고 애플은 여러 기기를 함께 쓰는 편리함을 키웠다. 서로에게 없는 것을 내놓는 동안 소비자가 중요하게 여기는 점도 달라졌다. 한 번의 승패보다 그 변화가 이 경쟁의 재미다.
한국에서는 2009년 아이폰 3G·3GS가 나왔고 2010년 아이폰 4와 갤럭시 S가 본격적으로 겨뤘다.
이용자는 화면의 크기와 선명함, DMB와 배터리 교체, 다양한 앱 가운데 필요한 편리함을 골랐다.
삼성은 노트와 폴드로 화면을 쓰는 방법을 바꿨으며 새로운 시도에는 초기 문제를 고치는 과정도 따랐다.
애플은 자체 설계 칩과 본인 확인 기술, 기기 사이의 연결로 매일 반복하는 동작을 편하게 바꿨다.
새 기능이 주는 인상과 비싼 폰의 판매 비중, 전체 출하량은 서로 달라 하나로 합쳐 승패를 정하기 어렵다.
좋은 라이벌은 상대를 닮게도 하고, 상대에게 없는 것을 만들게도 한다. 우리가 바꿔 쓴 스마트폰에는 두 흔적이 함께 남아 있다. — 기즈모리 편집부
아이폰 4와 갤럭시 S의 경쟁은 어느 한쪽의 완승으로 끝나지 않았다. 삼성은 큰 화면과 펜, 접는 화면으로 새로운 쓰임을 제안했다. 애플은 칩과 본인 확인 기술, 기기 사이의 연결을 다듬어 매일 쓰기 편하게 만들었다. 두 회사의 강점과 소비자의 기대가 함께 달라졌기에 다음 제품도 기다리게 된다.
참고 자료
- KT, 아이폰 3종 28일 공식 출시
- 아이폰4 출시, 비와도 줄서서 기다려요
- 슈퍼 스마트폰 갤럭시 S 국내 런칭
- 삼성전자 갤럭시 S 전국 판매 개시
- 국내 스마트폰 만족도 조사: 앱, 배터리, A/S
- 옴니아폰 20만원 보상, 사용자 반응
- Apple Presents iPhone 4
- Letter from Apple Regarding iPhone 4
- 갤럭시 노트 공개: 5.3인치와 S펜
- Apple Announces iPhone 6 and iPhone 6 Plus
- Apple Announces iPhone 5s
- The future is here: iPhone X
- Galaxy Fold Ready for Launch Starting from September
- Samsung Galaxy Fold Now Available
- Enter the New Era of Mobile AI with Samsung Galaxy S24 Series
- Apple Announces iOS 8 Available September 17
- Global Premium Smartphone Share Climbs to 25% in 2024
- Counterpoint Research 공식 발표: 2024 프리미엄 애플 67%, 삼성 18%
- IDC Worldwide Smartphone Shipments Q2 2026: Final Historical Results
- Samsung Galaxy S Launches with Industry-leading Technological Innovation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