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폴드, 팔기도 전에 고장난 화면
2019년 4월, 갤럭시 폴드는 매장에 깔리기도 전에 고장 사진부터 퍼졌다. 화면의 필름을 뜯은 사람도, 그대로 둔 사람도 고장을 겪었다. 삼성은 출시를 미루고 보호층과 접히는 부분을 고쳤다.
2019년 4월 중순, 갤럭시 폴드의 화면 가운데에 세로로 긴 띠가 생겼다. 화면 일부가 꺼져 버린 것이다. 아직 매장에서 팔기도 전이었다. 고장 사진을 공개한 사람들은 제품을 미리 받아 써 보던 리뷰어들이었다.
접으면 전화기, 펼치면 작은 태블릿이 되는 기기였다. 이 폰을 두고 흔히 하는 말이 넷 있다. 세계 최초 폴더블이었다는 말, 리뷰어가 보호 필름을 뜯어서 망가뜨렸다는 말, 무기한 연기됐다는 말, 리콜됐다는 말이다. 넷 다 기록과는 조금씩 다르다.
판매보다 먼저 공개된 고장 사진
매체에 시험용으로 제공한 모델은 SM-F900이었다. 삼성은 두 달 앞서 이 기기를 무대에 올려 박수를 받았다. 큰 화면을 접어 주머니에 넣는다는 구상을 선보인 뒤, 실제 판매로 넘어가려던 때에 고장이 드러났다.
당시 스마트폰은 화면 테두리를 계속 줄이고 있었다. 삼성은 여기서 화면 자체를 안으로 접는 방식을 택했다. 대형 제조사가 책처럼 여닫는 폰을 내놓았다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지만 세계에서 처음 판매한 폴더블 폰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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접은 앞면에는 4.6형 화면과 펀치홀 카메라가 보인다. 주머니에 넣을 때는 이렇게 폭이 좁아지고 안에 감춰 둔 7.3형 화면은 펼쳐야 쓸 수 있다.
큰 화면을 안에 넣은 이유
화면을 밖으로 접으면 열었을 때나 닫았을 때나 같은 화면이 겉에 남는다. 안으로 접는 기기는 큰 화면을 안쪽에 감추는 대신, 닫고 쓸 작은 화면을 바깥에 따로 달아야 한다. 갤럭시 폴드는 뒤의 방식을 골랐다.
책을 여닫듯 쓰는 방식은 이해하기 쉬웠다. 안쪽에는 7.3형 화면을 두고 바깥에는 4.6형 화면을 붙였다. 다만 큰 화면을 안에 넣으려면 접히는 부분을 더 급하게 구부려야 했다.
당시 판매되던 화면용 유리는 그만큼 구부리기 어려웠다. 화면을 접고 펴는 경첩인 힌지도 필요했다. 삼성은 유리를 대신할 표면 소재를 찾는 한편, 힌지와 화면 사이에 생기는 이음매를 다뤄야 했다.
잘 접히지만 무른 필름
스마트폰 화면에는 오랫동안 유리를 써 왔다. 그러나 2019년에는 그 유리를 안쪽으로 깊게 접기 어려웠다. 갤럭시 폴드가 택한 것은 투명 폴리이미드, 줄여서 CPI라고 부르는 필름이었다.
2018년 보도에 따르면 필름 공급사는 스미토모케미칼이었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폴드에 CPI를 썼다고 밝혔다. 플라스틱 계열인 이 소재는 필요한 만큼 구부러졌지만 유리보다 무르고 흠집에 약했다.
겉모습도 문제였다. 매끈한 표면은 사용자가 붙이는 화면 보호용 덮개처럼 보였다. 하지만 이것은 덮개가 아니라 화면의 일부여서, 모서리를 잡고 벗기면 화면이 함께 망가졌다. 2월 발표 무대에서는 이런 착각이 부를 고장이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먼지가 들어갈 수 있었던 힌지
힌지와 화면이 맞닿는 곳에는 틈이 있었다. 접고 펼 때 먼지나 작은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었고 화면 가장자리 일부도 보호되지 않은 채 드러나 있었다. 여러 고장은 접은 횟수보다 이음매의 문제에서 비롯됐다.
아이픽스잇은 처음 나온 기기를 분해하고 "alarmingly fragile"이라고 평했다. 놀랄 만큼 약하다는 뜻이다. 틈으로 들어온 이물질은 화면을 눌러 망가뜨리는 "fatal pressure point"가 될 수 있었다. 이 위험은 나중에 고쳐 판매한 제품에도 남았다. 얼마나 고치기 쉬운지 매긴 점수는 10점 만점에 2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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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으로 접히는 힌지를 보여 주는 삼성 공식 60초 소개 영상.
삼성의 공식 영상에서도 안으로 접히는 힌지를 볼 수 있다. 화면을 여닫게 해 주는 이 부분의 빈틈이 실제로는 잦은 고장 원인이 됐다.
2월 무대에 오른 7.3형 화면
삼성은 2019년 2월 20일 샌프란시스코 빌 그레이엄 시빅 오디토리엄에서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다. 갤럭시 언팩 무대에서 선보인 안쪽 화면은 7.3형 QXGA+ Dynamic AMOLED였으며 이름은 Infinity Flex였다. 바깥 화면은 4.6형 HD+ Super AMOLED였다.
메모리는 12GB, 저장 공간은 512GB UFS 3.0이었다. 카메라는 뒤에 셋, 안에 둘, 커버에 하나로 모두 여섯이었다. 배터리는 둘을 합쳐 대표 용량 4,380mAh였다. 미국 가격은 1,980달러였다. 삼성은 처리 칩을 '7nm 64-bit Octa-core'라고 소개했다. 당시 PCMag 등은 스냅드래곤 855라고 전했다.
삼성이 붙인 설명은 'world's first 7.3-inch Infinity Flex Display'였다. 처음이라는 말은 이 화면을 가리켰다. 로욜 FlexPai가 2018년 12월에 이미 출하됐으므로 갤럭시 폴드를 세계 최초 폴더블 폰이라고 부를 수는 없다. 삼성의 발표는 대형 제조사가 안으로 접는 기기를 본격적으로 선보인 자리였다.
갤럭시 폴드를 공개한 2019년 2월 언팩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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펼친 화면 가운데에는 접히는 선을 따라 주름이 보인다. 오른쪽 위에는 카메라 둘을 넣을 자리를 비워 두었다. 큰 화면에서 보이던 주름 옆으로, 4월에는 화면이 나오지 않는 세로 띠까지 생겼다.
필름을 그대로 둬도 생긴 고장
2019년 4월 중순, 매체와 유튜버들에게 시험용 제품이 전달됐다. 며칠 뒤부터 고장 사진이 올라왔는데 원인은 한 가지가 아니었다.
유튜버 마르퀴스 브라운리(MKBHD)와 블룸버그의 마크 거먼은 화면 위 필름을 보호용 덮개로 착각해 벗겼다. 사실은 화면을 이루는 부품이었다. 브라운리는 이렇게 알렸다. "PSA: There's a layer that appears to be a screen protector on the Galaxy Fold's display. It's NOT a screen protector. Do NOT remove it."
The Verge의 디터 본은 필름을 떼지 않았는데도 힌지 쪽 화면이 망가졌다. 그는 화면을 깨뜨린 돌출부가 왜 생겼는지 뚜렷한 원인을 알 수 없다고 썼다. "I just know that the screen is broken, and there was no obvious proximate cause for the bulge that broke it."
CNBC의 토드 헤이즐턴도 필름을 떼거나 평소 사용 범위를 벗어나 다루지 않았다고 밝혔다. "But I never removed the protective film or used the device outside any way a normal user might." 힌지 쪽 손상은 필름을 벗기는 실수와 따로 일어났다.
필름을 뜯은 사람과 그대로 둔 사람 모두 화면 고장을 겪었다. 보호용 덮개로 오해하기 쉬운 표면과 이물질이 들어갈 수 있는 틈이 함께 문제였다. 사용자 실수만으로 모든 고장을 설명할 수 없었다.
출시를 미루고 네 곳을 고치다
삼성은 2019년 4월 22일 출시를 미뤘다. 당시 기사에 따르면 미국 판매는 4월 26일 시작할 예정이었다. 삼성은 의견을 살피고 내부 시험을 더 진행한 뒤 "coming weeks"에 새 날짜를 알리겠다고 했다. 무기한 연기는 아니었다. 무기한이라는 표현은 The Verge의 기사 제목에 쓰였다.
7월 24일 삼성은 네 가지 수정을 발표했다. 보호층을 화면 테두리 밑까지 늘려 벗길 수 있는 부분처럼 보이지 않게 했다. 힌지 위아래에는 덮개를 더했고 화면 아래에는 금속층을 넣었다. 힌지와 본체 사이의 틈도 줄였다. 필름을 떼는 일과 이물질이 들어가는 일을 막기 위한 변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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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면 카메라 세 개와 사양은 2월 발표 때와 같았다. 삼성은 렌즈를 바꾸는 대신 이음매를 손봤다. 이미 공개한 제품을 실제로 손에 쥐고 쓸 수 있도록 고치는 데 집중했다.
고동진이 인정한 성급한 출시
7월 1일 The Independent는 서울에서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장 고동진을 인터뷰했다. 보도에 따르면 그는 준비가 끝나기 전에 제품을 밀어붙였다며 이렇게 말했다. "It was embarrassing. I pushed it through before it was ready."
당시 삼성은 판매 전에 일정을 멈춘 상태였다. 미국 소비자제품안전위원회(CPSC)의 리콜처럼 이미 팔린 제품을 거둬들인 일은 아니었다. 시험용 제품에서 고장이 드러나 출시가 늦춰졌다. 발표와 리뷰를 거쳐 판매로 이어졌어야 할 일정이 중간에 멈춘 것이다.
한국 판매는 9월에 시작됐다
갤럭시 폴드는 2019년 9월 6일 한국에서 처음 판매됐다. 출고가는 239만 8천원이었다. 한국 5G 모델 SM-F907N의 배터리 대표 용량은 4,235mAh로, 언팩에서 발표한 4,380mAh와 달랐다.
통신사마다 판매 방식도 달랐다. SKT와 KT는 9월 5일 오전에 예약 물량을 모두 팔았다. LG유플러스는 그날 사전예약을 받지 않고 9월 6일 코엑스 행사로 판매를 시작했다. 이통 3사가 모두 같은 날 예약을 받은 것은 아니었다.
미국에서는 9월 27일 베스트바이·AT&T·삼성 체험매장에서 다시 출시했다. CNET에 따르면 집으로 배송하지 않고 매장에서 직접 받아 가는 방식이 기본이었다. T-Mobile은 빠졌고 가격은 1,980달러로 유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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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다오 매장에서는 원통형 전시대 안에 갤럭시 폴드를 놓았다. 이름과 사양은 처음 그대로였고 이음매는 7월 이후 고친 모습이었다. 가을이 돼서야 살 수 있게 된 폴드는 여전히 유리 대신 필름을 쓰고 있었다.
얇은 유리를 쓰게 된 후속 기종
2020년 갤럭시 Z 폴드2는 화면을 덮는 소재를 UTG로 바꿨다. 아주 얇게 만든 강화유리다. 공급사는 독일 쇼트와 도우인시스였으며 이 세대에는 코닝의 UTG를 쓰지 않았다.
삼성과 코닝이 UTG 협업을 발표한 때는 폴드2 출시 뒤인 2020년 하반기였다. TheElec에 따르면 2021년 Z 폴드3의 UTG도 쇼트 100%였다. 같은 해 코닝 제품이 소량 쓰인 기종은 Z 플립3였다. 폴드3에 코닝 UTG가 들어갔다는 이야기는 사실과 다르다.
삼성은 갤럭시 폴드를 20만 회 접을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루 100회씩 5년이라는 설명이었다. 외부 시험 결과는 달랐다. CNET의 로봇 시험에서는 약 12만 회, SquareTrade 시험에서는 약 18,500회에 화면 픽셀에 이상이 나타났다.
아이픽스잇은 고쳐서 판매한 제품도 "still pretty fragile"이라고 평했다. 여전히 꽤 약하다는 뜻이다. 처음의 틈을 줄인 뒤에도 이물질이 화면을 눌러 손상시키는 위험까지 없애지는 못했다.
처음 나온 갤럭시 폴드는 필름을 구부려 큰 화면을 접은 전화기였다. 판매 전에 공개된 고장 사진은 그 방식의 약점을 보여 줬다. 얇은 유리를 쓰는 폴더블이 나오기 전까지 삼성은 필름을 쓰고 이음매를 고쳐 가며 한 해를 보냈다.
로욜 FlexPai가 먼저 출하했고 삼성의 최초 주장은 7.3형 Infinity Flex Display를 가리켰다.
안으로 깊게 접기 어려운 유리를 대신해 스미토모케미칼의 투명 폴리이미드(CPI) 필름을 썼다.
2019년 4월 시험용 갤럭시 폴드는 필름을 뜯은 경우와 그대로 둔 경우 모두 화면이 고장났다.
4월 22일은 리콜·무기한 연기가 아닌 판매 전 연기였다. 7월 24일 보호층·힌지 덮개·금속층·틈 수정을 알렸다.
Z 폴드2 UTG는 쇼트·도우인시스, Z 폴드3는 쇼트 100%였다. 20만 회 접힘은 삼성 주장으로 외부 시험과 달랐다.
"창피했다. 준비되기도 전에 밀어붙였다." — 고동진, 당시 삼성전자 IM부문장, The Independent 서울 인터뷰 (2019년 7월 1일)
갤럭시 폴드는 세계 최초 폴더블 폰도, 리콜된 제품도 아니었다. 큰 화면을 안으로 접으려고 유리 대신 필름을 쓴 이 폰은 판매 전 시험용 기기에서 필름을 뜯은 화면도 뜯지 않은 화면도 고장났다. 삼성은 출시를 미루고 보호층과 힌지 덮개, 금속층, 이음매를 손봤다. 이듬해 후속 기종에는 얇은 유리가 쓰였다. 20만 회를 접어도 된다는 수치는 삼성의 주장이며 외부 시험 결과는 달랐다.
참고 자료
- Samsung Unfolds the Future with a Whole New Mobile Category: Introducing Galaxy Fold
- Galaxy Fold Ready for Launch starting from September
- 삼성전자, 새로운 모바일 카테고리를 여는 '갤럭시 폴드 5G' 국내 출시
- A New Era in Mobile Technology: Galaxy Fold On Sale in the U.S. Starting September 27
- Samsung Galaxy Fold Teardown
- Galaxy Fold: Inside Samsung’s struggle to deliver a foldable phone
- My Samsung Galaxy Fold screen broke after just a day
- Samsung's $2,000 folding phone gave me a brief but tantalizing glimpse of the future — before it broke
- Schott supplying all of UTG used in Samsung’s Galaxy Z Fold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