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카 M3, 렌즈를 끼우면 구도가 보인다
라이카 M3는 렌즈를 끼우면 그 렌즈에 맞는 촬영 범위를 파인더에 띄웠다. 50mm로 찍기에는 훌륭했지만 35mm를 쓰려면 별도의 장치가 필요했다. 첫 M 카메라의 매력과 불편은 같은 설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렌즈를 끼우면 눈앞에 그 렌즈로 찍힐 범위가 나타난다. 라이카 M3는 렌즈 교환과 구도 잡기를 이렇게 이어 놓았다.
에른스트 라이츠(Ernst Leitz GmbH)는 1954년 4월 쾰른 포토키나에서 M3를 공개했다. 라이카의 첫 M 카메라였다. 70년 뒤인 2024년 라이카 카메라 AG도 그 시작을 기념했다. 당시 보도자료는 출시 연도와 첫 M이라는 의미를 되짚었지만 포토키나라는 이름은 담지 않았다.
렌즈를 돌려 끼우던 라이카
전후에는 35mm 카메라를 삼각대에 올려 두기보다 몸에 지니고 다니는 흐름이 강해졌다. 라이카는 작은 카메라로 이름을 날렸지만 렌즈를 바꾸려면 여전히 여러 바퀴 돌려야 했다. 나사처럼 조이는 스크루마운트(M39) 방식이었다. 작은 크기에 어울리게 렌즈 교환과 초점 맞추기도 매끄러워질 필요가 있었다.
다른 카메라에는 이미 그에 필요한 장치가 있었다. 콘탁스(Contax) I은 1932년에 렌즈를 맞물려 잠그는 바요넷을 썼다. 콘탁스 II는 1936년에 거리계와 뷰파인더를 합쳐 초점 맞추기와 구도 보기를 한 창에서 하게 했다. M3는 이런 부품 모두를 처음 만든 카메라는 아니었다.

Rama ·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fr · Rama · CC BY-SA 2.0 fr
사진 속 M3에는 기종을 알아볼 단서가 여럿 있다. 상판에 새긴 M3와 시리얼 1032196, 필름을 되감는 둥근 손잡이, 파인더·거리계·채광창 세 개다. M4에는 되감기 크랭크가 올라가고 M6에는 빨간 점이 붙는다. 겉모습이 닮아도 이런 부분에서 차이가 난다.
설계에 함께 이름을 남긴 사람들
설계의 중심에는 빌리 슈타인(Willi Stein)이 있었다고 알려져 있다. 라이카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LSI)은 그를 M3의 아버지라 부르며 첫 시리얼 700001을 가진 사람으로 소개한다. CameraQuest 표에서 이 번호를 배정한 날은 1954년 1월 1일이다.
루트비히 라이츠(Ludwig Leitz)의 이름은 셔터와 촬영 범위 표시 장치의 특허에 남아 있다. 바요넷을 만든 인물로는 후고 베렌펜니히(Hugo Wehrenfennig)가 꼽힌다. M3는 한 설계자의 이름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카메라다.
LSI의 연보에 따르면 공장은 1953년 말부터 비공개로 양산을 시작했다. 이듬해 4월 포토키나에서 관람객을 만나기 전에 이미 생산에 들어간 셈이다.
렌즈를 잠그면 촬영 범위도 바뀐다
Hannes Grobe · Wikimedia Commons · CC BY 3.0 · Hannes Grobe · CC BY 3.0
M3는 라이카가 처음 내놓은 바요넷 카메라다. 렌즈를 여러 바퀴 돌리는 대신 맞물려 잠그면, 파인더 안에서 그 렌즈에 맞는 촬영 범위가 선택됐다. 옛 스크루 렌즈도 어댑터를 거치면 쓸 수 있었다. 나사식 카메라 역시 함께 팔렸으며 IIIg는 1957년부터 1960년까지 M39를 썼다.
바요넷 자체는 1932년의 콘탁스 I이 앞섰다. 라이카는 M3에서 자기 렌즈를 새 방식으로 끼우게 하면서 촬영 범위 선택까지 연결했다. 렌즈를 바꾸면 눈앞의 표시도 따라 바뀌었다.
50mm에 맞춘 창, 빠져 있는 35mm
거리계와 뷰파인더를 합친 창의 배율은 0.91배로 알려져 있다. 안에는 사진에 담길 범위를 밝은 선으로 표시하는 브라이트프레임이 들어 있다. 50·90·135mm 렌즈에 맞는 선만 갖췄으며 50mm 선은 늘 보인다. 35mm용 선은 빠져 있다.
광각 렌즈를 쓰려면 카메라 위에 별도 파인더를 달거나 고글이 붙은 렌즈를 끼워야 했다. 줌밀룩스·주미크론·주마론 35mm에 달린 안경 모양 장치를 가리킨다. 고글은 50mm 중심의 파인더 시야를 35mm에 맞게 줄인다. 50mm를 보기 좋게 만든 만큼 광각에서는 장치를 더해야 했다.

Sebastian Stabinger · Wikimedia Commons · CC BY 3.0 · Sebastian Stabinger · CC BY 3.0
사진 속 카메라에는 캐나다 줌밀룩스 35mm와 고글이 달려 있다. 렌즈 시리얼은 2060640이며 세 창 위에 광학 장치가 더해진 모습이다. 되감기 손잡이와 셀프타이머도 보인다. 50mm에 맞춘 창을 유지하면서 광각까지 쓰려다 보니 외관은 그만큼 복잡해졌다.
필름을 두 번 감다가 한 번으로
초기 M3는 사진 한 장을 찍을 때마다 필름감기 레버를 두 번 당겨야 했다. 이를 더블스트로크라고 부른다. 내부 장치에 무리가 덜 가는 방식이었지만 빠르게 찍으려는 사람에게는 손을 한 번 더 움직여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었다.
공장 시리얼 자료에 따르면 한 번만 당기는 싱글스트로크는 1958년 3월 26일, 시리얼 919251부터 들어갔다. 거리계에는 초점이 맞는 범위를 가늠하는 심도 표시도 더해졌다. 흔히 1957년에 바뀌었다고 알려져 있지만 공장 자료가 가리키는 날짜는 그보다 뒤인 1958년이다.
그렇다고 모든 제품이 한꺼번에 바뀌지는 않았다. 1957년 ELC·블랙 생산분과 1958년 4월 캐나다 ELC(924401–924500) 일부는 두 번 감는 방식으로 남았다. 공장에서 한 번 감는 방식으로 고쳐 주는 길도 열려 있었다. 생산 시기와 개조 여부에 따라 손에 익혀야 할 조작이 달라지는 셈이다.

Rama · Wikimedia Commons · CC BY-SA 2.0 fr · Rama · CC BY-SA 2.0 fr
비스듬히 본 사진에는 상판의 조작부가 잘 드러난다. 셔터 다이얼로 고르는 시간은 1초에서 1/1000초이며 필름은 둥근 손잡이를 돌려 되감는다. 시리얼 1032196이 앞 사진과 같으니, 같은 카메라를 다른 각도에서 찍은 사진이다.
348달러에 렌즈까지 포함한 세트
1954년 4월 포토키나에 나온 M3는 《라이카 포토그라피》 1954년 2호에도 실렸다. 잡지는 전시장과 새 카메라를 함께 소개했다. 출시 무렵의 모습을 담은 기록이지만 라이츠와 가까운 간행물이었다는 점은 감안할 만하다.
미국 가격으로 자주 나오는 348달러는 IMARO 세트의 값이다. 카메라 본체에 50mm f/3.5 엘마 렌즈가 딸려 왔다. 가격표에 따르면 본체만 사면 약 288달러였고 접이식 주미크론을 고르면 세트 값이 약 447달러가 됐다. 같은 M3라도 어떤 렌즈를 함께 사느냐에 따라 지불할 돈이 달랐다.
영국에서는 접이식 50mm f/2 주미크론을 포함한 세트가 185파운드로 소개됐다. 미국의 348달러와 마찬가지로 렌즈까지 포함한 가격이다.
라이카 카메라 USA가 공개한 베츨라의 M 시스템·렌즈 제작 영상이다.
라이카 카메라 USA의 공식 영상에서는 베츨라에서 M 시스템과 렌즈를 만드는 과정을 볼 수 있다. 오늘날의 제작 현장을 통해 오래전 시작된 렌즈 장착 방식이 어떻게 이어지는지 보여 준다.
빠른 렌즈 교환과 광각의 불편
50mm를 쓰면 M3의 큰 파인더가 특히 돋보인다. 90mm와 135mm 렌즈로 바꿔도 그에 맞는 촬영 범위가 자동으로 나타난다. 렌즈를 끼우는 손동작이 구도를 잡는 일까지 이어지므로, 카메라에 익숙한 사람은 빠르게 다음 사진을 준비할 수 있었다.
35mm에서는 한 가지 절차가 더 붙는다. 내장된 표시가 없어서 외장 파인더나 고글을 준비해야 하며 고글을 쓰면 보이는 상이 줄어든다. 이런 불편은 표준 렌즈로 찍는 일을 우선한 설계에서 나온 것으로 보인다. 50mm에서의 장점을 광각에서도 그대로 누리기는 어려웠다.
역대 최고의 필름카메라라는 말은 사실이 아니라 취향과 광고의 영역이다. M3는 50mm에서 훌륭했고 광각에서는 추가 장치가 필요했다.

Aconcagua · Wikimedia Commons · CC BY-SA 3.0 · Aconcagua · CC BY-SA 3.0
베를린 독일기술박물관에는 1963년형 M3가 있다. 상판에 Ernst Leitz GmbH Wetzlar와 라이카 글씨, 시리얼 1079079가 남아 있다. 유리 반사가 있는 사진에서도 번호를 읽을 수 있다. 1954년 공개 이후에도 이어진 M3 생산의 한 모습을 보여 주는 카메라다.
브레송이 후기에 사용한 M3
앙리 카르티에 브레송이 1930년대부터 1950년대 대표작을 찍을 때 쓴 것은 스크루마운트 라이카 I, II, III, IIIf였다. 그의 사진과 라이카를 함께 떠올리다 보면 그 자리에 M3를 놓기 쉽다. 하지만 그가 먼저 썼던 카메라들은 따로 있었다.
브레송은 후기에 M3를 사용했다. 1960년 블랙페인트 카메라와 1964년 아라 귈레르가 찍은 사진에 그 흔적이 남아 있다. 그의 초기 대표작까지 M3로 찍은 사진처럼 여기면 앞선 카메라들의 자리가 사라진다.
한국의 수입 경로와 뒤늦은 환산가
1950년대 한국에서 라이카가 공식 출시됐거나 총판을 뒀다는 근거는 알려져 있지 않다. 당시 신문 광고 역시 뚜렷한 기록이 없으며 카탈로그는 병행수입으로 소개한다. 당시 한국에 공식 판매가 있었다고 볼 근거는 없는 셈이다.
카탈로그에 나오는 45만 원은 나중에 지금의 원화 가치로 바꿔 본 추정치다. 1950년대 한국의 정가나 당시 신문 광고에 찍힌 값으로 볼 수는 없다. 당시 구매 가격으로 읽으면 후대의 계산을 옛 가격표로 잘못 받아들이게 된다.
지금의 라이카 카메라 코리아는 훗날 생긴 법인이다. M3가 처음 공개된 해의 한국 총판으로 볼 수는 없다. 오늘의 공식 판매 창구와 70년 전 카메라가 들어오던 경로는 구별해야 한다.
약 22만 대를 넘긴 생산 규모
시리얼 표를 더하면 M3의 생산량은 약 22만에서 23.3만 대다. LSI는 1966년까지 22만 6천 대 이상이 만들어졌다고 소개한다. 자료에 따라 집계 범위가 다르며 라이카 카메라 AG의 2024년 70주년 보도자료에는 생산 대수가 담겨 있지 않다.
1966년에 생산이 끝났다고 보더라도 시리얼 표에는 그 뒤의 배치가 남아 있다. CameraQuest 표는 1967년 2월 2일 크롬 20대와 1968년 7월 30일 올리브 38대를 아직 M3로 올려 두고 있다. 이 때문에 생산이 끝난 해를 하나로 정하기는 어렵지만 약 22만 대를 넘는 규모였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라이카는 2024년 M 시스템 70년을 기념하며 그 계보가 계속된다고 밝혔다. 렌즈를 잠그면 촬영 범위가 골라지는 동작도 이어졌다. 보도자료의 '아이코닉'이라는 말은 독립적인 평가로 볼 수 없다.
라이카 카메라 AG의 공식 영상. 라이카 I 100주년 대담에서 M 시스템도 다룬다.
라이카의 첫 M 카메라는 1954년 4월 쾰른 포토키나에서 공개됐으며 2024년 보도자료에는 장소 이름이 빠졌다.
M3는 라이카의 첫 바요넷 카메라다. 이 방식은 1932년 콘탁스 I에서 먼저 쓰였다.
파인더는 0.91배로 알려져 있으며 50·90·135mm를 표시하고 35mm에는 별도 장치가 필요하다.
한 번 감는 방식은 흔히 말하는 1957년이 아니라 공장 자료상 1958년 3월 26일, 시리얼 919251부터 들어갔다.
348달러는 엘마 렌즈를 포함한 세트 값이고 약 22만–23.3만 대는 시리얼 표를 더한 추정이지 2024년 공식 숫자가 아니다.
첫 M 카메라라는 말은 라이카가 직접 쓴 문장이다. 바요넷의 최초라는 말은 라이카가 쓰지 않은 문장이다.
라이카 M3는 렌즈를 잠그는 동작과 촬영 범위를 고르는 일을 하나로 묶었다. 0.91배로 알려진 파인더는 50mm에 잘 맞았고 35mm에는 별도의 장치가 필요했다. 바요넷과 결합식 파인더는 콘탁스가 먼저 썼지만 M3는 이를 라이카의 새 조작 방식으로 엮었다. 미국의 348달러는 렌즈를 포함한 값이었고 생산 규모는 시리얼 표 합산으로 약 22만에서 23.3만 대다. 역대 최고라는 말은 취향이지 사양이 아니다. 무엇을 잘하고 어디서 불편했는지를 보면 이 카메라가 더 잘 보인다.
참고 자료
- 70 years of Leica M — Leica Camera AG press release, 24 Oct 2024
- Leica Time Travel Through a Century: 1954
- Leica Serial Numbers: M and R Sorted by Number (Horst Braun / Leica)
- LFI 02.1954: Photokina and the Leica M3
- The Leica M3 Origin Story — LSI (Jason Schneider)
- Leica M3 Variations, 1954 to 1966 — LSI
- Homage to the Immortal Leica M3 — LSI
- Leica M3 — Summichronica (codes and US prices)
- Leica M3: Blast from the Past — Amateur Photographer